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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의 무속이야기 (40)북두칠성과 뱀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6-01-17 11: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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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제(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교수)우리 민족 최고의 조상 중 한인천제라는 분이 있다한인천제는 9900년 전 풍주 배곡에서 한국(桓國)이라는 나라를 세우고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사용하는 풍이족 시대를 열었다.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사용하였다는 근거는『설문해자』에 虫曰巳라고 하는 데서 비롯된다즉 풍이족의 풍風자는 안석 궤几자 안에 벌레 충虫자가 있는 문자이다안석(案席)은 벽에 몸을 기댈 수 있도록 세워 놓은 방석이다충(虫)자는 뱀을 의미하는 문자라고 했으니 안석에 뱀을 모셨다는 뜻으로 풀이했다.


풍이족은 뱀을 인종 아이콘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으며 풍성에서 사(巳)성이 나왔다고 문자학회에서는 말한다

사巳자의 형상이 북두칠성을 닮았기 때문에 북두칠성을 의미하고북두칠성은 곧 뱀으로 형상화되었으며그때부터 인류는 뱀을 창조의 신 등 다양한 신격을 부여하고 받들었다그러므로 사(巳)는 삼신의 날인 삼짇날을 의미하기도 한다삼짇날을 상사(上巳원사(元巳중삼(重三), 또는 상제(上除)라고도 쓴다.

 

『복희문화伏羲文化곽상유주편霍想有主編』를 보면중국 고대에 뱀(蛇)이 적지 않았다(,)이 씨족의 성이 되었다이리하여 뱀을 족표로써는 씨족을 숭상하게 되었다중국의 고문에서 사(蛇)충(虫)과 더불어 사(巳)가 섞여 쓰였다고대에 오어(吴語)에서 작은 뱀을 충(虫)으로 불렀다사람들 사이에서 독충(毒虫)을 사(蛇)라고 하였다지금 사람은 장충(長虫)을 사(蛇)로 부른다

 

고대의 치우(蚩尤)축융(祝融)우(禹)가 고루 충(虫)자를 따랐다복희(伏羲) 여왜(女媧)의 풍성(風姓)도 역시 충(虫)자를 따랐다


뱀 토템(蛇図騰)이 모계씨족에 고르게 퍼져나가는 것이 가능하였다옛 글에 성은 여자의 출생을 따른다” 하였다즉 성(姓)은 모계씨족사회의 산물이다풍성즉 뱀 계열 씨족 여자가 낳아 기르는 여자라는 의미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설문해자주說文解字注』 청淸 단옥재段玉裁에서 

 "蟲 一名蝮 博三寸 首大如擘指 段注引郭璞 此自一種蛇 人自名爲蝮虺"

충 일명복 박삼촌 수대여벽지 단주인곽박 차자일종사 인자명위복훼라고 했다

 

이 말은 충은 일명 복(살무사)이라고도 하는데 굵기가 3촌이고 머리 크기는 엄지손가락만 하다.”는 뜻이다

이어 단옥재가 곽박의 말을 인용하여 주석하길, “이것은 일종의 뱀으로부터 기원했으므로 사람들은 이로부터 이름을 복훼라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설문해자』에  "風動蟲生 故蟲八日而化(풍동충생 고충팔일이화)"란 구절이 있다이 말은 바람이 움직이면 벌레가 태어나며 벌레는 8일 만에 변한다.”란 뜻이다충(蟲)의 충(虫)은 사(巳)를 의미하고, 사(巳)의 형상은 북두칠성의 모습이다그러므로 뱀과 칠성을 동일시하고 신성시한다


북두칠성이 8일 동안 자미원을 순행하면 8번 바람이 분다이 바람이 바로 우주의 소리 율려가 진동과 파장으로 변한 바람이다여덟 번 부는 바람을 팔선녀가 타고 오는 것이다이 바람은 칠성이 순행하며 발생한 바람으로 팔선녀는 칠성굿에서 여덟 방위에서 하강하는 것이다흔히 선녀는 무지개 타고 내려온다는 말은 인간의 상상력이다

 

선녀가 칠성굿에서만 하강하는 것은 바로 북두칠성이 자미원을 순행하면서 발생한 바람즉 율려에서 선녀가 탄생하기 때문이다뱀과 북두칠성을 동일 시 하기에 칠성굿에서 뱀을 먹었는지 무녀들은 알 수 있는 것이다이렇게 풍이가 뱀을 종족의 아이콘으로 삼았다

 

한인천제의 풍이족은 12제국이라 하여 멀리 수메르지역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으며이 12제국을 하나로 모아서 한국(桓國)이라고 하였다. 12제국 역시 뱀을 아이콘으로 사용하면서 뱀을 숭상하는 문화가 전 세계에 퍼졌다


남미의 잉카 문명의 쿠쿨칸역시 깃털 달린 뱀이란 뜻이다캄보디아 앙코라왓 사원의 정문을 머리가 일곱 개인 뱀이 지키고 있다. '아스클레피오스의 지팡이' 역시 뱀이 등장한다아스클레피오스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의술의 신으로서 아폴론의 아들이다두 마리의 뱀이 감고 날개까지 달려 있다

 

이것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헤르메스의지팡이'로 불리는데 의사 가운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장사하는 상인들의 수호신이 된 헤르메스의 날개 달린 지팡이와 두 마리의 뱀은 훗날 상업과 교역의 상징이 되었다.


세계보건기구의 앰블럼(상징) 역시 뱀이 등장한다기독교의 프란치스코 교황 정교회 대주교들이 뱀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우리가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뱀은 이렇게 전 세계 종교의 수호신으로 사용되고 있다

 

 『산해경/해외서경』을 보면 무함국(巫咸國)에 대한 기록에도 뱀이 등장한다

무함국은 여축의 북쪽에 있다오른손에는 푸름 뱀을 왼손에는 붉은 뱀을 쥐고 등보산에 있는데이 산은 여러 무당들이 하늘로 오르내리는 곳이다.”


그리스 도자기 그림에는 마이나스(Maenads) 여신이 양손에 뱀을 잡고 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그리스 신화의 펜테우스(Pentheus)는 양손에 두 마리 뱀을 잡고 있다크레타 문명 시대의 크노소스 신전에서 발굴된 유물에서 여신이 두 마리의 뱀을 양손에 쥐고 있다여기서 두 마리 뱀은 해와 달을 상징하는 것으로 음양을 의미한다또 춘분과 추분을 의미하기도 한다.

 

『잃어버린 뮤대륙』의 저자 제임스 처치워드의 뮤대륙 점토판 나칼의 해석에 우주 공간을 7개의 머리를 가진 뱀이 헤매고 다닌다일곱 머리 뱀은 뛰어난 일곱 개의 두뇌로 일곱 가지 명령을 내려 지구를 탄생시킨다고 하였다.

 

이후 뱀은 풍이의 조상을 의미하게 되었으며한웅천왕 때까지 풍이족은 계속되었다우리가 흔히 말하는 풍물이란 말도 풍이족의 문물이라는 뜻이다그러므로 풍물패는 풍이족의 아이콘인 뱀이 움직이듯 노는 것이다.


그리고 뱀을 나타내는 사(巳)자에 획을 하나 그어 파(巴)자를 만들고 뱀을 용이라고 하였다한인천제를 안파견(安巴堅)이라고 하였는데안파견에 들어 있는 파(巴)는 땅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용을 의미하는 문자다그때부터 용은 황제를 의미하는 문자로 사용되었는데 중국의 시조라는 헌원이 자신을 황룡이라는 뜻으로 황제(黃帝)라고 하였다

 

뱀이 하늘로 오르면 용이 된다반대로 용이 땅으로 내려오면 개구리나 지렁이가 되는데개구리용을 와룡(蛙龍)이라고 한다와룡즉 개구리가 황제가 된 사람이 북부여를 세운 금와왕(金蛙王)이다후백제를 세운 견훤은 지렁이의 아들이다지렁이는 북두칠성을 상징한다그러므로 견훤은 칠성의 자식이란 뜻이다이렇게 용과 개구리와 지렁이가 황제가 되는 것은 바로 풍이족의 후손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몽골인들은 뱀을 '아브르가'라 부르며 지방 신이나 용왕을 대표하는 성물로 간주하여 죽이지 않는 습속이 있다는 것이다이렇게 뱀은 우리 민족과 칠성을 상징하는 영원불멸의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왔다그러기에 무교에서는 뱀을 칠성으로 섬기고 있다또 뱀을 업신으로 모시기도 한다.

 

이건(李建)의 『제주풍토기(濟州風土記)』에는, 섬 사람들은 뱀을 보면 부군신령(府君神靈)’이라 하여 쌀과 정수와 술을 뿌리면서 빌고 죽이지를 않았으며만일 뱀을 죽이면 재앙이 내려 발꿈치도 움직이지 못하고 죽는다고 알고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가정에서 기제사를 지낼 때도 제사에서 모시고 있는 신위와는 별도로 안칠성이라 해서 사신을 위한 제상을 차리기도 한다특히 제주 표선면 토산리 지역에서는 세습적으로 뱀신에 대한 신앙이 전해지고 있다이 신앙은 여계(女系)로 전해지는 것으로 이곳 여자가 다른 마을로 시집을 가도 반드시 뱀신을 모시고 가야 한다따라서 이 지방 여성들은 결혼에도 큰 지장을 받고 있다고 한다.


이같이 뱀을 신성시하여 조선시대에는 수경면 고산리의 차귀당(遮歸堂), 대정읍의 광정당(廣靜堂등 많은 당이 사신(蛇神)을 숭배하고 있었다오늘날에도 사신에 대한 신앙이 일상생활 속에 깊이 뿌리내려 있다.

 

뱀이 사탄이 된 이유는 신화 속 이야기가 원인이다허물을 벗고 새로워지는 능력은 불사의 상징이다반면음험한 외모비밀스러운 움직임무서운 독친친 감아 으스러뜨리는 힘 등은 괴물로 묘사되면서 악마의 상징이 되었다.

 

이집트 신화에서 태양신 를 괴롭히는 역할로, ‘의 영원한 적 아페피도 뱀의 모습을 하고 있다아펩(Apep)·아포피스(Apopis)·아포피(Apopi)라고도 한다흔히 저승을 위협하는 악마질서를 어지럽히는 거대한 독사로 불린다아페피는 영원히 죽지 않는 존재로칼이나 창으로 찔러 죽여도 다음 날 밤이면 다시 살아난다.

 

스칸디나비아 신화에서 뱀은 우주를 장악한다뱀은 바다 깊은 곳에 살며 땅을 휘감아 황폐시키는 존재로 나타난다그리스 신화에서 악역은 뱀으로 묘사했으며, 9마리 뱀의 머리 히드라가 있다힌두교 신화에서 뱀은 악마로 묘사 되어있다.


고대 신화에서 우주와 우주의 창조자를 함께 드러내는 대표적 상징 중 하나는 자기 꼬리를 먹는 뱀인 우로보로스(uroboros)이 신화는 세계 전 지역에 퍼져 있다

 

에리히노이만(Erich Neumann)은 이 우주적 뱀에 각 지역의 우주 창조 신화가 들어 있다고 평가한다

둥긂은 자기 충족의 모든 형태로써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다그 자체의 이전 세계적 완전성에서 이 원은 어떤 다른 과정보다 선행하는 것즉 영원이다이전도 이후도 없는 것즉 시간이 없음이며위도 아래도 없는 것즉 공간이 없음이기 때문이다이런 것들은 아직은 현실화 되지 않은 의식의 빛의 도래에서 시작되며원으로 상징되는 창조자의 지배하에 달려 있다.라고 그는 역설한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우로보로스가 새로운 피부를 만드는 능력과 끊임없이 자신을 먹어 치우는 뱀으로 순환을 상징한다고 했다뒤랑은시간 변형의 상징은 파충류 안에서 다원 결정되는데파충류는 스스로 껍질을 벗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라고 말했다융 역시 "우로보로스를 소멸과생성자신의 삶을 삼키면서 비옥하게 하고다시 죽인 다음에 새롭게 삶 속으로 가져오는 용"이라고 정리한 바 있다

 

우로보로스가 상징하고 있는 이 원은 시간적인 형태의 순환을 공간적인 형태로 현시하고 있다는 차원에서공간과 시간 밖에서 공간과 시간을 영원히 만들며 지속시키고 있는 우주 창조자의 현현이다신은 원이며그 중심은 어디에나 있다’, ‘신은 알파이자 오메가다라는 문구들도 이런 생각의 연장선에 있다원이 상징하는 비주얼 텍스트는 이처럼 대부분 신우주 등과 관련되어 있지만 때로는 비밀 결사 조직의 상징악의 상징 등으로도 간주 된다

 

우리 선조가 북두칠성을 형상화한 글자로 뱀 사(巳)라는 문자를 만들었다이 巳가 발전하여 子라는 문자가 만들어졌다그래서 뱀에서 아이가 태어난다는 신화적 상상과 문자적 발전을 가져왔다. ‘는 삼짇날과 자식태아라는 의미를 지닌 문자다아기를 배다의 배다는 뱀에서 나왔다고 한다창자를 의미하는 배알 강을 건널 때 타는 배동물의 배 등은 모두 뱀이란 글자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뱀은 우리 민족과 칠성을 상징하는 영원불멸한 신성한 동물로 여겨져 왔다.  그러기에 무교에서는 뱀을 칠성으로 섬기고 있다또 뱀을 업신으로 모시고 있다이렇게 풍이족을 상징하는 신성한 동물인 뱀을 잡아먹는다는 것은 바로 우리 조상을 해치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에 뱀을 우리 무교에서 금기시한다고 할 수 있다

 

무교 속에는 잃어버린 우리 상고 시대의 의식과 풍속이 살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그러니 무교를 단순히 전통문화의 보존 차원에서 바라볼 것이라 아니라, 무교는 바로 잃어버린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우리 상고사를 되찾는 아주 중요한 게놈(genome)’이란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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