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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태풍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5-04 21:34:22
  • 수정 2025-05-04 21:3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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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리 잃고 한걸음에 덤벼든 동해 바람

치장하다 잠든 산골에

비명과 아우성으로 아수라장 되어

설핏설핏 새벽 맞아 두 눈 번히 뜨고 

삼라의 봄이 난도질당합니다.


이름 없는 태풍의 위력이

은빛 물줄기 거품도 역류하듯

초록 펼치는 능선도 휘청대며

일구어가는 봄의 자리가 안쓰럽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따사로운 햇살은

바람길 밝혀주듯

봄의 환상을 송두리째 내던지고

시간의 흐름에 몸을 기대

바람 잘 찰나를 기다립니다.


동해 바람 떠안은 산자락에서

김 제 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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