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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구의 경제 칼럼] 코스피 지수 5,000을 위한 움직임, 과속 아닌가?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11-11 18:3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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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광구(한국자영업정책연구소 소장)

최근 주식시장이 급격히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과 동시에 코스피 지수는 2,600선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해 그저께는 역대 최고치인 4,200선을 넘어섰다. 일부에서는 내년에코스피 5,000선 돌파도 가능하다는 소리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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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코스피 5,000 시대'가 열릴 것인가?

   

주가지수는 주식 가격이 과거에 비해 얼마나 오르고 내렸는지 보여주는 지표로 우리나라에는 코스피 지수, 코스닥 지수가 있다. 그 중 코스피 지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같은 대형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는 코스피 시장(정식 명칭은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모든 기업의 주식 가격(주가)을 종합적으로 계산한 값(주가지수)이다.

   

지금의 코스피 지수는 1983년부터 계산하기 시작했는데, 1980년 1월 4일을 기준으로 현재 시가총액(1주 가격을 발행 주식 수로 곱한 값)을 당시 코스피 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의 시가총액으로 나누어 100을 곱해 계산한다. 1980년 1월 4일의 시가총액 합이 100포인트이고, 만약 현재 코스피가 5,000이라면 1980년에 비해 50배 커졌다는 뜻이다.

   

1980년 1월 4일이 기준 100이었던 코스피 지수가 1,000선을 돌파하기까지 걸린 기간은 약 9년 3개월, 이후 다시 2,000선을 넘기까지는 18년 4개월, 2,000에서 3,000선을 돌파하기까지도 13년 5개월 걸렸다,

   

그러나 코스피가 3,000선에서 4,000선을 넘기까지 걸린 시간은 4년 9개월이고, 그 가운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3,000을 재돌파한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4개월에 불과했다. 

   

이렇게 코스피 지수가 과거 40년간 이룩한 주가지수 상승 폭을 단기간에 단축시킨 요인은 무엇인가?

   

가장 큰 요인은 과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정책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이재명 정부는 정책 기조를 증시 부양 정책으로 전환해 정책적 드라이브를 걸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코스피 5,000을 공언했고, 시중의 부동자금이 부동산시장에서 자본시장,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주식시장으로 흐르도록 유도했다. 그 구체적인 예가 ▲수도권 지역의 부동산 거래 허가제 도입과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최고세율 인하 ▲소액주주 권한 강화를 위한 상법 개정 추진 등을 들 수 있다.

   

시중의 유동자금이 주식시장으로 흘러간 정황은 다음에서 추정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사상 최초로 85조 원이 넘었는데 반해, 은행 예금은 한 달 새 20조 원 넘게 빠져나간 것과,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잔액은 한 달 새 5천억 원 넘게 급증해 39조 원을 넘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코스피의 급격한 상승을 이끈 것은 이재명 정부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에 국민펀드 조성과 같은 자본시장 육성정책을 적극 추진한다는 것에 더해, 세계적인 인공지능 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시작되고 있어 한국의 삼성, SK하이닉스가 그 중심에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연초 대비 지난 10월 말 기준 주요국 증시 상승률을 보면 코스피는 68%를 넘어 1위이고, 2위인 홍콩 항셍지수와 비교해도 2배 이상 높은 상황에서 추세를 이어가 5,000선을 돌파할 수 있을까? 

   

그 관건은 이재명 정부가 언제까지 부동산시장으로 자금이 흐르는 것을 차단하고 주식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지수 상승을 이끌 자금이 외부로부터 지속적으로 유입될 수 있는가. 우리 산업이 반도체 이외에 다른 업종으로도 상승세가 확산하느냐. 또 기업의 실적 개선이 뒷받침될 수 있느냐. 그리고 국제정세의 불안정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재명 정부가 정치적으로 얼마나 안정적으로 국내외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가가 커다란 변수가 될 것이다.

   

필자는 모든 것이 선순환으로 작동하여 코스피 5,000을 돌파하기를 바란다. 다만 우려하는 것은 마라톤에서 ‘오버 페이스(과속)’가 문제가 되듯이, 문재인 정부에서 ‘부동산 빚투’가 젊은 청년들을 고통으로 몰았듯이 이재명 정부에서 ‘주식 빚투’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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