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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국 칼럼] 색(色)다른 동요 풀이-섬집아기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9-28 18:25:57
  • 수정 2025-09-28 18: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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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국(칼럼니스트.박약회 운영위원)동요는 순진무구한 어린 시절에 불렀던 노래이다. 얼마전 지인들에게 ''가을밤 외로운밤 벌레 우는 밤∼''을 카톡으로 전해 드린 적이 있다. 의외로 팬들이 열기가 뜨거웠다.


이번에는 너무나 많이 흥얼거리는 동요 <섬집아기>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을 풀이해 본다.


이 노래는 한인현 작사, 이홍렬이 작곡한 대표적인 동요이다.

1절과 2절의 가사 자체가 시(詩)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키는 동요이다.


1절, 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기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자장 노래에 팔베고 스르르르 잠이 듭니다.


2절, 아기는 잠을 곤히 자고 있지만 갈매기 울음소리 맘이 설레어 다 못 찬 굴 바구니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누구나 섬은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곳에는 어딘가에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 모른다. '섬집아기'는 아침에 흥얼거리면 종일 입에서 맴도는 경우도 있다.


아기는 파도 소리에 곤히 잠들어 있는데도 엄마는 조바심이 생겨 갈매기 소리에 그만 덜 찬 바구니 를 이고 집으로 동동걸음을 친다.


어부는 만선(滿船)으로 항구에 돌아올 때 만족감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는 상어로 인하여 허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에게 삶에 열중하는 모습과 작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명작이다.


엄마와 아기는 비록 떨어져 있긴 하지만 염력(念力)으로 소통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를 범어로 '인드라망'이라 한다. '그물코'이다. 그물의 한 군데를 당기면 전체가 움직인다. 우주도 그러하다.


현대인은 경쟁에 극심하게 시달리다 보니 오로지 물신(物神)에 걸신이 들어 있다고 본다. 애써 동요를 부르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추억에 잠기는데도 감정이 메말라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여의도 정치인을 합숙 시켜서 동요만 수십 곡 정도 익히게 한다면 건조한 정서가 순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사랑은 현재 몰래 하는 사랑이나 아니면 소싯적 그리워하던 순이와 사랑이 크게 다르지는 않을 테지만 그렇다고 같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이다. 


다만 인간은 측은지심이 없으면 금수(禽獸)와 다를 바 없을 텐데 지금이 딱 그러한 시대이다


책 한 권이나 되는 분량의 <색다른 동요 풀이>의 원고를 오래 전 써 두긴 했지만 책을 내지 않기로 아예 작정을 하였다.


독서를 하지 않는 시대에 책을 가까이한 것만으로 만족하면서 시시 끌끌한 책들이 범람하듯 출간되는 것은 일종의 공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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