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정명섭.
아픔을 독서로 치료하는 작가가 있다. 주인공은 오는 8월 31일까지 서울시 양천 중앙도서관에 상주하면서 고민을 책으로 해결해 주는 ‘마음 약사’ 정명섭 소설가다. 그림치료, 음악치료 등은 제법 알려져 있으나 ‘독서 치료’는 아직 생소하다.
이에 반창꼬 뉴스는 20일 독서 치료가 뭔지, 책은 왜 읽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명섭 작가를 지면 인터뷰했다.
▲ 반창꼬 뉴스 : 고민을 어떻게 책으로 해결하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정명섭 작가 : 고민은 책 자체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책을 통해 고민을 해결하겠다는 마음 그 자체가 해결을 향한 지름길이죠. 다만 책은 오랜 기간 인간들의 지식과 고민을 모아놓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입니다. 그걸 통해서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 반창꼬 뉴스 : 상담 대상 연령층은?
- 정명섭 작가 : 도서관 이용자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각 층별로 진행하기 때문에 어린 친구부터 고등학생까지 다양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러 오는 부모님이 상담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반창꼬 뉴스 : 고민 내용은 주로 어떤 것인가요?
- 정명섭 작가 : 아직까지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런지 학업성적에 대한 고민이나 친구관계에 대한 어려움이 주로 적혀있습니다. 아니면 저처럼 작가가 되고 싶다는 친구도 있고요. 부모님의 경우 아이가 책을 읽지 않는다는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반창꼬 뉴스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보람 있었던 일?
- 정명섭 작가 : 학생이 친구 관계에 대해서 어려움을 호소해서 제 학창 시절의 경험담을 짧게 남겨준 적이 있습니다. 아마 도움이 되었으리라 믿고, 그 과정에서 저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 선생님은 작가가 꿈이셨나요?
- 정명섭 작가 : 어릴 때 꿈은 기억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책을 정말 많이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몇 가지 직업을 거치고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가 되었고, 2천 년대 초반부터 10년 정도 파주 출판도시에서 일했습니다, 그때, 더 많은 책을 접했고, 어느 순간 글을 쓰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몇 년의 습작 기간을 거쳐서 2006년에 첫 책이 나왔습니다.
▲ 반창꼬 뉴스 : 한 분야도 쉽지 않은데 역사, 추리, 종말, 좀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발표하고 계시다.
- 정명섭 작가 : 워낙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리고 여러 장르들은 서로 분리되어 있는 게 아니라 서로 서로 영향을 끼칩니다. 역사와 추리가 결합되고 종말과 좀비가 결합되는 방식이죠. 새로운 분야에 관심이 많고, 그걸 풀어내고 싶어 하는 편이라서 여러 장르를 넘나들고 있습니다.
▲ 반창꼬뉴스 : 2023년 통계청 국민독서 통계(2년마다 조사)에 따르면, 책 읽는 국민이 48.5%였다. 2013년 조사에선 국민 62.4%가 책을 읽었다. 10년 만에 13.9%나 줄었다.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시는지요?
- 정명섭 작가 : 대한민국은 책 읽기에 좋은 환경을 가진 국가는 아닙니다. 워낙 바쁘고 여유가 없으니까요. 학생들도 공부하기 바쁜 상황이잖아요. 거기다 책 보다 더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볼 수 있고 중독성이 강한 인터넷까지 있어서요. 어른들은 더 말 할 나위 없는 상황이라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 반창꼬뉴스 :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 정명섭 작가 :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읽어야 하는 건 우리에게 인생이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도 어디로 가야 할지 알려주지 않고, 실수를 하면 다시 돌아갈 수 도 없으며, 수많은 장애물들을 넘어야 하죠. 다치거나 넘어져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기도 어렵고요. 책은 인생을 제대로 갈 수 있게 도와주는 이정표이자 나침반이니까요.
아울러, 상처에 바르는 반창고가 되기도 합니다. 책은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빨리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대신 차근차근 생각할 여유를 주고, 체계적인 문장을 반복해서 읽게 되면서 타인과의 소통을 원할 하게 합니다. 그러니까 인생의 동반자로서 무엇보다 책이 필요하다가 믿고 있습니다.
정명섭 작가.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2006년 역사 추리 소설『적패』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픽션과 논픽션, 일반 소설부터 동화, 청소년 소설까지 다양한 분야의 글을 쓰고 있다. 대표작으로는『가족계약』『빙하 조선』『기억 서점』『미스 손탁』『어린 만세꾼』『유품정리사-연꽃 죽음의 비밀』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