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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폭염 헹궈지는 곳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7-27 12: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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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천지 펄펄 끓어 거침없는 용광로 더위에

흐느적이는 들풀의 신음도

뙤약볕 피하지 못하는 강물도 기력이 쇠해집니다 


화끈하게 달아올라 갈증은 목 줄기 타고 넘어가고

뜨거움 퍼붓던 태양은 앞산 봉우리 비집고 기울어

어스름 노을빛 앞에 등을 비비고 있습니다


회색 어둠에 파고드는 골짜기 물바람은

살갗을 더듬고 맴도는 여울 빛이

아웅다웅 소리치는 별빛과 숨바꼭질을 합니다 


초록의 짙음도 어둠이 송두리째 삼키고 

은빛 물줄기 기운 차려 거품 내뱉으며 먼 길 나서며

끈적임 뽀송해지는 시간 채운 밤


풀벌레들의 도란도란 화음이 펼쳐지는 

어둑어둑 아늑한 곳


숲과 물이 어우른 진동리

김 제 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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