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음력 6월이 두 번 있는 해다. 음력 6월 이어 윤(閏) 6월이 든다는 얘기다.
윤달(閏月)이 있는 해는 음력이 13개월이다. 평소 12개월보다 1개월 많다.
윤달은 태음·태양력에서 달력의 날짜를 계절에 맞추기 위해 넣는 달을 말한다. 달을 기준으로 만든 ‘태음력(太陰曆)’에서 1달은 29일과 30일을 번갈아가며 사용하는데 이를 1년 12개월로 환산하면 354일이다. 365일을 기준으로 하는 태양력과는 11일 차이가 난다.
이 차이를 조정하지 않으면 1월 말이나 2월 초에 있는 설날이 10년 20년 뒤에는 봄, 여름, 가을에 설을 쇠는 일이 생긴다. 그래서 19년에 일곱 번 가량 윤달이 든다. 윤달이 드는 빈도는 5월이 가장 많고, 11월, 12월, 1월은 거의 없다.
선조들은 윤달을 ‘공달’ ‘덤달’ ‘썩은 달’로 불렀다. 조선후기 홍석모가 지은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따르면, 윤달은 ‘귀신이 모르는 달’이라서 어떤 일을 해도 부정을 타지 않는다고 여겨 묘를 이장하거나, 수의(壽衣)를 미리 만들었다.
이사나 집수리를 윤달에 하기도 한다. 또 윤달에는 액(厄)이 끼지 않아 이 때 결혼하면 잘 산다고 믿었다.
윤달의 불교 풍속으로는 생전예수재(生前預修齋), 삼사순례, 가사불사 등이 있다.
생전예수재는 생전에 자신의 천도재(薦度齋)를 지낸다는 뜻이다. 삼사순례는 신도들이 하루 동안 사찰 세 곳을 돌며 기도했다. 윤달이면 신도들이 스님들에게 가사를 공양했다.
올해 윤 6월은 양력으로 7월 25일부터~8월 22일 까지다.
윤달이 되면 장의업계가 호황을 맞는다. 윤달에는 조상의 묘를 옮겨도 탈이 없다는 속설 때문이다.
조상의 유골을 화장하거나 묘를 개장하려는 예약이 평소보다 두세 배 늘어난다.
그래서 보건복지부와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은 6월 1일부터 윤달 개장유골 화장예약 신청을 'e하늘 장사정보시스템'에서 받고 있다.
또 ‘윤달에 수의를 마련하면 부모가 장수한다’는 속설 때문에 1000만원에 육박하는 ‘안동포’는 없어서 못 팔정도다.
그런데 윤달이 드는 달의 결혼식장은 울상이다. ‘윤달에 혼사를 치르면 액운이 따른다’고 잘못 알려져서다.
출산을 하면 아이 팔자가 나쁘다거나, 이사를 하면 운세가 나빠진다는 등 ‘윤달은 신이 활동하지 않아 조상의 음덕을 받지 못한다’는 속설도 있다. 이 같은 속설은 어떤 학술적인 근거나 역사적인 기록이 없다.
최근에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이러한 습속에 얽매이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니 윤달은 ‘송장을 거꾸로 메달아도 탈이 나지 않는다’는 말처럼 ‘탈 없는 달’이니 이제부터라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한편 윤달에 태어나거나 상을 당하면 생일과 제사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궁금해 하는 경우가 많다.
퇴계 이황은 “윤달은 정상적인 달이 아니다. 윤달제사와 생일은 보통 달에 하면 되고, 윤달 생일에는 고기반찬이 없는 밥을 짓고 제사는 지내지 않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만약 음력 윤 6월에 태어나거나 상을 당하면 해마다 음력 6월에 생일이나 제사를 지내면 된다는 것이다.
다음 윤달은 2028년 윤 5월(6월 23일~7월 21일)이다.
이창준(반창꼬뉴스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