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농악이라 하면 꽹과리 치고 장구 치며 노는 것을 말하는데, 예전에는 풍물 · 풍장 · 사물(四物 )· 매구 · 두레 · 걸궁 · 걸립 등으로 불렀다. 이 명칭 가운데 생경한 것이 ‘매구’다. 이 매구의 어원은 어디서 비롯되었는가 정리해 본다.
한자에서 '매(昧)'란 새벽, 또는 동틀 무렵을 나타내는 뜻이다. 북두칠성의 꼬리별 뒤쪽에 자리 잡은 별 이름이 '매(昧)'다. '매'에 대한 기록이 <예명당위禮明堂位>에서 인용하여 <강희자전>에 나오는데 “매(昧)는 동이(東夷)의 음악이다.” 하였다.
북두칠성의 끝별인 꼬리 부분을 두표(斗杓)라 한다. 두표는 북두칠성의 손잡이 끝부분으로 꼬리 별이다. 두표의 뒤쪽에 ‘매(昧)'라 부르는 별이 있다. 매(昧)는 동틀 무렵을 뜻하는 것으로 해가 뜨지 않은, 만물이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여명의 시간인 혼돈을 나타내는 말이다.
바로 이때 '매'별에서 음악이 시작된다. 북두칠성의 꼬리인 두표가 어둠의 시간을 끝내기 위하여 매(昧)별을 두드리면(昧扣) 태양이 뜨면서 여명이 밝아온다. 이때 매를 두드리는 과정에서 음악이 발생한다. 이것을 ‘매구(昧扣)’라 한다. 즉 매별을 두드린다는 뜻이다. 매구는 혼돈의 시간, 즉 어둠을 끝내고자 북두칠성의 두표가 매별을 두드려 태양을 깨우는 데서 비롯되었다.
북두칠성은 자미원이라는 거대한 시계 판 위를 회전하는 바늘이다. 바로 두표가 기상을 알리는 고수(鼓手)가 되어 아직 잠자고 있는 태양을 깨우기 위해 매별을 두드릴 때 음악을 매구(昧扣)라 한다. 매구는 북두칠성이 연주하는 하늘의 음악인 동시에 동이의 음악인 것이다.
풍물을 매구라 부르는 것은 북두칠성의 두표가 매별을 두드려 혼돈의 시간을 끝내듯 북을 두드려 하늘의 문을 열고, 징을 쳐서 땅을 깨우며, 장구를 쳐서 인간의 본성을 일깨워 인간을 혼돈(混沌) 속에서 구원하는 음악이기 때문이다.
매구는 무당이 물동이 위에 올라 춤을 추는 일월성신맞이 장단이기도 하다. 무당이 물동이 위에 올라 장구와 징을 두드릴 때 혼돈의 시간을 끝이 나고 여명이 밝아오는 것이다. 즉 북두칠성의 꼬리별 두표가 되어 매별을 두드려 혼돈의 세상을 밝히는 사람은 바로 무당으로 그들의 사명이기도 하다.
조성제(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