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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휘감긴 호수에서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5-26 09: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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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부러진 산모퉁이 네댓 번 돌고 돌아

길섶에 초록 이파리 물들고 층층 계단 내려보며 

골짜기 호수 위에 은빛 물결 나풀거림에 여백을 띄웁니다


별도 달도 초저녁 깊은 잠에 빠져들고

무참히 덮어놓은 칠흑의 어둠이 잿빛 구름과 맞닿아

갈 곳 없는 지평선은 공간의 시간을 동여맵니다


기다림의 지킴이 된 물 건너 초연한 외등은

세상 번뇌 따돌리고픈 이내 맘 알아차린 듯

물 위의 반짝거린 시선 오가다 마음 길 열어봅니다


풀벌레 울음소리는 애잔한 마음길 열어주고

바람도 막다른 아늑함의 서막이 펼쳐진 호수 위의

물결 파장 여염 없는 미소에 결이 있는 느낌을 감지해봅니다


서산시 지곡에서

김 제 권(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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