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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국 칼럼] 장녹수 노래를 들으면서
  • 이창준 기자
  • 등록 2025-05-02 17:2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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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강 건너서 높은 뜻 걸었더니''는 <장녹수> 노래의 한 소절이다. 농담으로 하는 말에 '장 씨(長氏) 여인은 주기적으로 크게 일을 벌인다'는 말이 있다.


그 시초가 장녹수이다. 중종반정으로 생을 마감했다. 장녹수는 비천한 출신이었으나 교사(橋邪)와 요사스러운 아양으로 연산군을 녹인 여인이었다.


산천이 떨었지만 연산군은 장녹수 앞에서는 오금을 저려했다고 한다. 여인천하는 무슨 힘으로 가능했을까? 연산군은 나이가 많은 장녹수로부터 모성과 애정을 느꼈을지 모른다.


뒤를 이어 장옥정 즉, 장희빈이 숙종의 마음을 앗았으나 끝내 죽음에 이르는 비운의 여성이 되었다. 임금 경종의 어머니였으나 끝내 사약으로 생을 마감한 비운의 왕비였다. 


서오릉의 '장희빈의 묘'라는 묘비를 볼 때마다 만감이 교차한다. 

조금만 참으면서 인자했더라면 왕비로 숙종 곁에 묻혔을 텐데 먼 거리의 위쪽에 외롭게 묻히어있다.


이어서 남편 이철희와 경제를 크게 강타했던 장영자이다. 경제규모로 볼 때 엄청난 사건이었다. 옥살이도 오래 한 희대의 장 씨 여장부였다.


무슨 악업이 있는지 수차례 감옥을 드나든 빗나간 여인이다. 흔한 말로 팔자가 거센 여인이다.


다음은 미모의 여배우 장미희 사건이 장안을 떠들썩하게 한 적이 있다. 미인이 혼자 살고 있으니 늘 궁금하다. 대학 교수로 자존심을 지켜온 배우이다. 필자와는 오랜 인연이 있다. 


그 후 잠잠하더니 트롯가수 장윤정이 가정사로 인구에 회자(膾炙)되었다.


지금은 가정을 이루어 제2의 가수 인생을 구가하고 있다. 결혼하여 슬하에 자녀가 있으니 다행이다.


이렇게 장 씨 부인들은 오랜 기간 역사를 흔들거나 세상의 풍파를 일으킨 독특한 기록이 있다.


그리고 모두 대단한 미모의 소유자였다. 자고로 '미인은 무죄'라고 했다. 빼어난 미모는 과거든 지금이든 남자를 녹인다.


필자는 며느리를 볼 때 장 씨는 참고하라고 농(弄)을 건네면서 좌중을 웃긴 일이 있다.


대단한 장 씨 부인들이 아닐 수 없다. 최근에는 장안에서 화제를 부르는 장 씨가 없으니 세상이 맹송하다.


그러나 정부인 안동 장씨는 영남의 훌륭한 역사적 인물이다. 자녀교육과 요리 그리고 초서는 일인자가 아닐까 싶다.


이경국(칼럼니스트·사단법인 박약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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