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여름 바다로
소풍가는 날을 생각하니
준비하는 마음도 도시락이 된다.
초록의 삶이 짙어지는 숲
빗방울이 한잎 두잎 옷자락을
스치면 소리없는 눈물이 흐르고
마음 웅덩이에 고인 삶의 물이
훌쩍 변해가는 내 모습을 비추면
반사된 삶의 조각들이 자간과 행간을
채우고 한편의 아픈 시가 된다.
단 한번도 같은 모습이 아니었을
쉼없이 수십억년을 출렁이는 바다가 나를 보면
한 육십여년 출렁인 그것도 고민거리였냐고 핀잔줄까.
이원필(시인·스트라드악기사 대표)